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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요? 그래, 노인께선 그 여자 귀신을 친히 목격하셨나요? "

노인은 자못 의기 양양하다는 듯 너털웃음을 쳤다. 술잔을 들어서 단숨에 쪽 들이켜고 손으로 입술을 문지르면서 다시 이야기를 계속했다.

"내가 무슨 무술 재간이 대단했겠나? 그저 주먹이나 쓸 줄 알고, 발길질깨나 할 줄 알 정도였지! 하지만 마양 성안에서는 나를 당해낼 만한 인물이 없었던 것도 거짓말은 아니었지!"

맞은 편에 앉은 청년의 말이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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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노인께선 너무 겸손하시군요! 듣자니, 노인께선 무슨 도법(刀法)이라든가, 기막힌 수법으로써 무예계 뒷골목에서 뽐내는 놈들을 네 놈씩이나 때려 눕히셨다죠? 그게 정말이죠?"

"그 천안룸싸롱 천안풀싸롱 천안두정동룸싸롱 천안성정동룸싸롱 불당동룸싸롱, 오호도(五虎刀)라고 하는 수법일세 !"

노인은 또 한 번 의기 양양하게 웃었다.

"핫! 핫! 핫! 그러나 이젠 늙었단 말야! 쓸모가 없게 됐거든."

"도대체, 노인께서는 그 여자 귀신을 보셨습니까? 못 보셨습니까?"

"물론 봤지 !"

"꽤 무섭게 생겼었겠죠?"

"그야 두말할 것도 없는 일이지 ! 그런데 나는 번쩍하고 꼭 한 번 번갯불이 스쳐 나가듯이 봤을 뿐이란 말일세! 정말 무섭더군! 그게 또 눈 깜짝할 사이에 어디론지 자취를 감춰 버렸단 말일세 !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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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사람들의 말을 들어 보면 눈, 코, 입, 귀 칠공(七孔)에서 피를 뿜고 배가 불쑥 나온 여자 귀신이었다면서요?"

"아 맞았어! 조금도 틀림없어‥‥‥ 사람이 한 번 죽으면 송장이 장작개비같이 뻣뻣해진다고 하지만, 그 여자 귀신만은 한번 껑충 뛰면 몇 장(丈)이고 단숨에 날아간단 말일세! 동에 번쩍! 서에 번쩍! 바람처럼 빠르고 날쌘 품이, 듣는 사람으로선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거든!"

"제가 알기에는, 무술을 배운 사람들은 경신술이 대단하다는데, 노인께서는 어째서 경신술을 쓰셔서 그 여자 귀신을 쫓아가 붙잡지 못하셨나요?"

"여자 귀신을 붙잡는다구?"

노인은 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.

"자네도 동서 고금에 무술 재간을 써서 귀신을 붙잡았단 이야기를 듣기는 한 모양인데, 그것은 모 천안룸싸롱 천안풀싸롱 두정동룸싸롱 두정동풀싸롱 성정동룸싸롱 성정동풀싸롱 도사 같은 사람의 얘기고, 그 역시 어떤 수법을 쓴 것이었지, 무술 재간만으로 귀신을 붙잡은 것은 아닐세 !"

"네 ! 그래요?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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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년은 어떤 이치를 깨달았다는 듯이, 한참 동안 생각하고 나서 다시 물었다.

"그럼, 결국 끝끝내 붙잡지는 못했군요? 그런데 그후엔 어째서 그 여자 귀신이 다시 난리를 치고 돌아다니지 않게 됐나요?"

"그 점이 바로 세상 사람들이 풀 수 없는 수수께끼라니까."